고단백 열풍, 과연 건강을 위한 현명한 선택일까?

A high protein diet
A high protein diet 고단백 열풍, 과연 건강을 위한 현명한 선택일까?

 

최근 슈퍼마켓에서 ‘고단백’을 강조한 제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팬케이크, 라이스 푸딩, 오븐 피자 등 전통적으로 단백질과 거리가 멀던 음식들까지 ‘단백질 함유’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유명인들도 이 흐름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방송인 클로이 카다시안은 단백질 팝콘을, 배우 잭 에프론은 단백질 죽을 홍보하며 단백질 마케팅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넘쳐나는 고단백 제품들, 정말 건강에 이롭고 소비할 가치가 있을까요?

 

늘어나는 고단백 식품, 실제 효과는?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2025년 1분기에 출시된 식품 중 약 8.3%가 ‘단백질 함유’ 또는 ‘고단백’이라는 문구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2024년 대비 6.1%, 2023년 대비 4.6%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제품들에는 무스, 디저트, 그래놀라, 팬케이크, 피자 등 우리가 흔히 고단백 식품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들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백질이 ‘건강한 이미지’를 대표하는 성분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피트니스 트레이너 에단 스미스는 고단백 식단이 근육 생성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고단백 가공식품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채소나 고기 같은 자연식품을 통해서도 충분히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단백 간식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편리함과 마케팅의 힘이 큽니다.

 

제품의 기준과 실제 함량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문구를 제품에 사용할 수 있으려면 전체 에너지의 12% 이상이 단백질에서 나와야 하며, ‘고단백’이라면 이 비율은 20% 이상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제조업체들은 견과류, 콩류 등의 고단백 원료를 첨가하거나 제품의 수분을 제거해 단백질 밀도를 높이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 단백질 바나 쉐이크는 삶은 달걀 2개 분량의 단백질을 포함하지만, 동시에 유사한 일반 제품과 비교해 열량은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네이처 밸리의 단백질 초콜릿 바는 100g당 489kcal이며, 캐드버리의 일반 땅콩 바는 485kcal입니다. 결국 단백질은 늘었지만, 칼로리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백질 섭취, 얼마나 필요할까?

영양학자 폴 모건 교수에 따르면 근육 증가를 목표로 한다면 체중 1kg당 약 1.6g, 일반적인 건강 유지 목적이라면 1.2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단백질은 근육 형성, 식욕 억제, 체중 조절, 임산부 건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고단백 제품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고단백 식품이 ‘초가공식품’에 해당하며, 이는 영양학적으로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영역입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이 조기 사망과 관련 있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모건 교수는 “영양 성분이 비슷하더라도, 그 형태가 초가공일 경우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단백질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할 경우 남은 단백질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백질 제품이 무조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격 대비 가치, 소비자의 선택은?

고단백 제품은 가격 면에서도 일반 제품보다 비싼 편입니다. 예를 들어, 테스코의 고단백 펜네 파스타는 100g당 8.8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지만, 가격은 일반 펜네보다 약 두 배 이상 비쌉니다. 소비자가 이 가격 차이를 감수하면서까지 고단백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있을까요?

스미스는 “단백질을 추가로 보충할 필요가 있거나, 자연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서도 간단히 단백질을 보충하고 싶다면 어느 정도는 유용할 수 있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그는 “균형 잡힌 식단이 우선이며, 이러한 제품들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즉, 간식처럼 적절히 활용하는 수준이라면 괜찮지만, 식사의 주축으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단백 식품은 확실히 현대인의 식습관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왔습니다. 운동을 즐기거나 근육량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 혹은 노년층에겐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만큼, 이런 제품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건강에 이롭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초가공식품의 문제, 과도한 칼로리 섭취, 마케팅의 과장 등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먹느냐’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입니다. 단백질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고단백 가공식품을 선택하기보다는, 자연식품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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