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전역에서 젊은 여성들이 겪는 섭식 장애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홍콩 출신 스테파니는 자신이 겪었던 거식증 경험을 바탕으로 몸 이미지와 섭식 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와 함께 가족 문화, 사회적 기대, 미디어 영향이 어떻게 마음과 몸에 압박이 되는지를 조망합니다.
섭식 장애에 처한 스테파니의 여정
스테파니는 16세에 거식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체중 측정, 음식 제한, 과도한 운동이 반복되었고, 명절 등 가족 모임에서 조차 음식을 거부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음식 자체가 적이 되어 버린 그녀는 음식이 주는 즐거움과 소통의 의미를 잃었습니다. ‘건강한 식품만 먹어야 한다’는 강박은 결국 몸에 이상을 초래했습니다. 생리가 멈추고, 극심한 허약 상태에 이르렀으며,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체크리스트와 진료는 그녀의 삶에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스테파니는 처음 ‘건강한 식습관’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회복 과정을 통해 음식은 단순히 신체 공급원만이 아니라, 가족, 즐거움, 정서와 연결된 존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명절 음식이 공포가 아닌, 함께 나누는 행복이 되었습니다.
아시아 사회가 만든 섭식 장애의 구조
중국, 일본, 한국 등지는 여성에게 ‘작고, 날씬하며 순응적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강하게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는 “좋은 여성은 50kg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표현까지 있으며, 이 기준을 넘으면 자책과 수치심이 따릅니다 아시아의 가족 문화에서는 명절이나 모임에서 음식을 권하는 것이 사랑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살찐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병존합니다. 한쪽에서는 음식을 많이 먹기, 다른 쪽에서는 ‘여전히 날씬할 것’을 요구하는 모순된 메시지가 젊은 여성들의 정체성과 먹는 방식에 혼란을 줍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경제 성장하며 서구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자,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신체 이미지 문제가 커졌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여대생들의 섭식 장애 빈도는 서구와 유사하거나 더 높습니다. 또한 한국의 아이돌 및 미디어는 매우 마른 외모를 이상화하며, 젊은 층에게 극단적 다이어트를 부추깁니다. 스테파니는 Body Banter라는 비영리 단체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몸과 정신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가족과 학교, 커뮤니티에서 강연과 워크숍을 운영하며 담론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점차 적절한 치료와 인식 개선을 위한 변화가 느리게나마 시작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진료 격차
일본에서는 수만 명이 섭식 장애에 시달리지만, 실제 치료를 받는 사람은 극히 적습니다. 수치에 따르면 영국보다 높은 발생률에도 불구하고, 의료체계의 미흡으로 지원이 부족합니다. 한국과 기타 아시아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며, 정신과적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많은 아시아 가정에서는 정신질환이나 섭식 장애를 개인의 ‘약점’, ‘부끄러움’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치료를 받기보다는 숨기고 외면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족 내에서도 이를 인정하거나 대화하는 것을 회피합니다.
아시아 여성들이 섭식 장애에 노출된 구조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문화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몸에 대한 통제, 가족 문화, 사회적 기대, 미디어 이미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부 여성에게 고통의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스테파니 응과 줄리아 윤 등의 활동은 매우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개하고, 교육과 커뮤니티로 이어지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치료의 장벽은 여전히 크지만, ‘혼자가 아니다’는 메시지, 정당한 도움을 받을 권리, 몸에 대한 존중과 자기 수용은 분명한 희망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런 이야기를 이어가야 합니다. 몸이 단순한 외양을 넘어, 정체성과 건강, 관계를 품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문화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