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커피, 건강에 이로울 수 있을까?

Coffee Misunderstanding and Truth
Coffee Misunderstanding and Truth 한 잔의 커피, 건강에 이로울 수 있을까?

한때 커피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료로 인식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수많은 연구가 커피의 건강상 이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향정신성 성분인 카페인을 포함한 커피는 오랫동안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아 왔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는 과연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료일까요? 이 글에서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그 한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커피는 정말 건강에 좋은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암 역학 교수 마크 건터는 “1980~1990년대에는 커피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후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커피가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2017년 건터 교수가 발표한 유럽인 대상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는 커피를 규칙적으로 마시는 사람들의 심장병, 뇌졸중,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되었고, 커피를 하루 4잔 이하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전반적인 질병 발생률이 낮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커피의 유효 성분은 무엇인가?

많은 이들이 커피의 효과를 카페인에 의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커피 속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그 중심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디카페인 커피에도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으며, 건터 교수의 연구에서도 디카페인과 일반 커피의 건강 효과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는 커피의 긍정적인 효과가 카페인 그 자체보다는 다른 생리활성 물질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인스턴트, 원두, 에스프레소 등 다양한 커피 형태 간에도 건강 효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다만 일부 연구에 따르면, 원두 커피가 항염 및 항산화 성분 함유량이 높아 조금 더 큰 건강 혜택을 줄 가능성은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 커피의 부작용은?

커피가 건강에 이로운 면이 있다 해도, 마냥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커피에 포함된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발암 가능 물질은 고온에서 생성되며, 이를 65도 이상으로 마실 경우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 암 연구 기관(IARC)은 커피 자체가 암을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카페인이 혈압을 일시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혈압 환자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커피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이 심장병이나 뇌졸중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한편, 소규모 실험에서는 수면 부족 상태에서 커피를 섭취하면 혈당 반응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실험실 환경에서의 반응이기 때문에 실생활 적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임신 중 커피, 안전할까?

임신 중 커피 섭취에 대한 경고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일부 연구는 임산부가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유산, 저체중 출산, 사산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는 주로 인구 기반 연구에서 나타난 통계적 연관일 뿐이며, 인과관계를 명확히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카페인 섭취와 유산 사이의 관련성은 흡연이나 고령 임신 등 다른 요인들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단순한 인과 해석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영국 식품기준청은 임산부에게 하루 1~2잔 이하의 커피 섭취를 권장하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는 최대 3잔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카페인 의존과 중독의 경계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은 집중력과 기분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장기간 섭취 시 내성이 생겨 효과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브리스톨대학의 피터 로저스 교수는 “카페인은 의존성이 있는 물질이지만 중독성은 낮다”고 설명합니다. 즉,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두통이나 피로감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강박적으로 추구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약과 같은 중독과는 다릅니다. 또한 유전적 요인에 따라 어떤 사람은 커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어떤 사람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은 카페인에 대한 개인 맞춤형 섭취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최근 연구들은 커피를 하루 4잔 이내로 마신다면 건강에 유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항산화 물질을 비롯한 다양한 유효 성분은 심혈관 건강, 암 예방, 간 기능 보호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섭취는 금단 증상이나 수면 장애, 혈당 반응 증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임산부나 심장 질환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의 건강 효과는 커피 자체보다 ‘얼마나, 어떻게 마시는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커피는 단지 각성을 위한 음료가 아니라, 우리가 올바르게 섭취할 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식품임을 인정하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적당한 커피 섭취는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일상 속 건강 관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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